경험 마케팅, 우리는 매일 쇼핑을 하고 있다.눈에 보이는 제품 없이도 우리 삶은 구매의 연속이다. 영화 ‘알리타’도 소장하는 물건은 아니지만 지갑을 열어 많은 사람이 봤고 후속 편을 기대할 것이다. 고객은 경험과 스토리를 구매한다. 눈에 보이는 음료, 옷, 화장품, 가구 등을 살 때도 보이지 않는 특별한 이야기와 느낌을 기대한다.사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경험과 스토리를 구매하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다른 시각을 읽어내고 규정하는 능력이 발전되며 이러한 것들이 재정의 될 뿐이다. 정말 필요해서 물건을 사는 시대는 이미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많은 브랜드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고객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며 특유의 이미지를 노출시킨다. 구글, 템버린즈, 무인양품, 대림미술관, 몰스킨 등 수많은 브랜드는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고 고객 라이프 스타일과 성향을 반영하며 변화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경험,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뉴욕에서 핫한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라는 공연은 이러한 시대적 니즈를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연은 모든 회중이 정해진 방향의 무대를 바라보며 같은 장면을 보고 느끼는 것이지만 슬립 노 모어는 호텔 전체가 무대가 된다. 입장하면 이미 여러 장소에서 공연은 시작되고 공연이 끝나면 모두가 다른 장면의 연극을 보고 나오게 된다. 배우들은 관객에 둘러싸여 연기를 하며 관객을 이용하여 함께 연극을 이어가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실험적이고 예측 불가한 공연은 내용을 알지 못하고 끝나서 혼란스럽거나 반대로 이야기가 퍼즐처럼 끼워 맞춰지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사람마다 보고 느끼는 관점의 차이가 있어서 이해 안 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특별한 경험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공연의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시도했다는 면에서 주목될만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 외 미국의 팝 아티스트 어셔(Usher)가 퍼포머로 참여해 많은 화제를 낳고 전 세계가 열광한 크레이지 퍼포먼스 ‘푸에르자 부르타’도 공연의 새로운 경험을 전해주었다. 특히 달리는 장면과 관객 위에서 수영하는 장면들은 국내 소셜 미디어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2016년 이미 책 전체를 띠지로 감싸 모든 정보를 가리고 판매한 ‘문고(文庫) X’가 그해 650여 개 서점으로 확장되며 11만 부가 팔렸다. 제목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어떠한 책일지 궁금해하는 새로운 경험을 구매하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 ‘블랙웰’ 서점도 종이봉투로 표지를 가리고 직원 추천사만 적고 판매했으며 유럽 각지의 서점에서 이러한 이벤트가 주목받았다.
새로운 연결, 매일이 쇼핑이 되다
‘시리야~(하이 빅스비), 오늘 미세먼지 알려줘.’ 아침에 일어나서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할 때 미세먼지가 많은지 핸드폰 음성 인식 서비스로 마스크 착용 유무를 결정한다. (물론 아직 보완될 부분이 많다) 수많은 브랜드들은 고객의 삶으로 들어와서 어떻게 연결되고 이후 필요를 채울지 결정한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통해 이미 고객의 모든 시간에 들어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생활 패턴을 기록하여 다시 구매해야 하는 물건을 미리 알고 구매를 돕기도 한다. 때로는 우리가 관심 가지고 지켜보는 어떠한 콘텐츠 속에서 무엇을 사야 할지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것이 생기면 우리가 자주 가고 보는 곳에서 기억을 떠올려 구매를 하게 된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의 모든 행동은 쇼핑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 삶은 모두 취향이 있고 즐겨보는 무엇인가가 있다. 우리가 구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를 자극하는 새로운 연결들은 무엇을 살지 마음속의 결정을 돕는다. 운전을 위해 떨어진 연료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보고 있는 대부분의 것에서 구매할 것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필요한 순간이 올 때 우리가 보던 것에서 힌트를 얻어 다시 들여다보고 검토하고 비교해서 구매한다.
취향 공동체의 한 사람
구매를 할 때는 자신만의 특정 성향을 표출시킬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된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러시(LUSH)’의 환경(Back to the Nature)과 내면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에 사람들은 매료된다. 화장품은 무엇인가를 더해서 더 아름다워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러시는 반대로 지우는 행위가 가장 자연스러운 화장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이키(NIKE)’는 운동하는 삶과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함께하고 싶게 만든다. 이들의 특징을 보면 변하지 않는 핵심 메시지 위에 변하는 시대를 반영하여 이야기와 표현 방식이 업그레이드된다는 것이다. 브랜드는 고객의 모든 감정을 교감하는 콘텐츠가 되고 연결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혼자이지만 혼자이지 않은 무엇인가를 전해주고 경험을 확장해 나간다. 명품 가방을 들어야 자신의 정체성을 표출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
완성이라는 것이 없다.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어떻게 저런 상태로 가게를 차릴 수 있지라고 물어볼 수 있다. 물론 더 준비되었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완벽해서 하고 있는가?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고 새로운 것들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객이 브랜드를 바라볼 때 완벽하기에 동참하기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우리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브랜드가 있기에 함께하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는 언제나 사람과 사랑, 내면으로 회귀한다. 로봇이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법인 기업을 운영하며 회사의 존재도 사람의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인격체다. 같은 곳에서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방향성이 변하는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의 브랜딩이다. 멋진 철학을 만들고 디자인과 개발로 그 자리를 지켜내는 것만이 아니다.
문제 해결과 감정적 만족
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검색하는데 광고를 봐야 열리거나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고 가입 질문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면 다시 그곳을 방문하겠는가? 내게 필요한 순간 내게 맞는 맞춤형 정보를 보여주고 간단한 절차로 정보를 얻거나 구매할 수 있다면 즐겨 찾고 다시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온 오프라인 모두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만족을 주어야 한다. 어떻게 할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기획자, 디자이너, PD 등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고객, 소비자라고 생각하는 것에 답이 있다. 전문가가 되려고 하기보다 다시 처음부터 관찰하고 어떻게 하면 나와 같은 한 사람이 고민 없이 더 편하고 쉽게 원하는 것을 찾아 만족할까를 떠올려보자. 이러한 시작에서 나온 생각이 컨펌이 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자. 상사가 시켜서 그분을 만족시키거나 광고주분들이 돈을 주기에 그분들만 만족시키자는 것은 순간의 만족이다. 필요를 채워서 칭찬받겠지만 시킨 대로 한 그 이유로 브랜드는 힘을 잃어간다. 진정한 광고주는 고객이다. 과정과 결과 모두 무의미하거나 비용 대비 효과가 나지 않는 것은 고객과 그들의 생각, 문제 해결 없이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감정이 존중된 상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더 나은 방식을 관찰하고 찾아가기를 반복하자.
우리는 무엇에 빠져있고 열광하고 있는가?
각자가 원하는 방향이 있다. 하고 싶고 가지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지속 가능하려면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과 연결되어 함께 그려볼 일들에 대해서 나눠야 한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하고 있다는 전제로 우리는,
브랜드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만들자. 우리만의 스토리를 말하고 고객이 있을 곳을 미리 찾아가 그곳에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메시지에 반응하고 같은 방향을 품는 이들을 추적하고 함께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법을 조직과 개인이 경험해야 한다. 물론 브랜드가 그것을 허용하게 하는 생각이 담겨있는지가 우선이다. 브랜드가 마음에 든다면 그것에서 끝나지 않고 반드시 행동이 따른다.